요즘 자꾸만 되감아 듣게 되는 노래 Ho Hey 봄기운 가득한 카미코치의 숲길을 이 곡과 함께 하이킹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컴퓨터 화면 속 코드들과 끝없는 마우스 클릭뿐이네. 아마 이번 4월은 이 노래만 계속 흥얼거리게 될 것 같다.
누구보다 빠르게 퇴근했건만 밖은 장대비가 마치 퇴근을 시샘하듯 퍼붓고 있다. 장바구니는커녕 우산 펼 생각조차 귀찮아서 결국 도미노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주문 버튼을 누르기가 무섭게 10분도 안 돼 도착한 피자. 이쯤 되면 도미노는 내 집 근처 어딘가에 늘 시동 걸고 대기 중인 거 아닐까?
풀재택 프로젝트로 전환된 뒤, 어느새 스스로를 더 잘 돌보게 되었다. 제때 챙겨 먹고 깊이 잠드는 일상 속에서 비로소 조용한 평화를 느낀다. 별일 없는 하루하루가 어쩌면 가장 단단한 위로일지도 모른다.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정해졌다는 소식에 마음이 분주해져 서둘러 선관위에 접속해 국외자 신고를 마쳤다. 벌써 일본에서 맞는 두 번째 대선이라니 시간의 흐름이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요코하마가 아닌 미나토로 투표지를 설정했기 때문에 처음 가보는 그쪽 대사관이 기대된다.
성인이 된 이후 치러진 세 번의 대선, 그 모든 순간마다 나는 일본에 있었다. 처음 맞이했던 19대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졌던 선거였고 그때는 막 일본에 도착한 워홀 초기 시절이었다. 국외자 신고 기한을 놓쳐 투표하지 못한 아쉬움은 지금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처음엔 그저 작은 실수였던 국외자 신고의 누락이 지금은 나름의 책임감으로 자리 잡았다. 타지에서 보내는 날들이 쌓일수록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 사람인지 더 자주 되묻게 된다.